내 머리 속의 책갈피
2015년 쯤이었다.
수강한 전공 과목 수는 열 손가락을 넘어가던 시점, 하지만 내 머리에는 바로 직전학기 A+ 받은 과목 지식도 온전치 않았다.
이래서야 내가 나중에 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밀려오던 그 때쯤 당시 수강하던 과목 교수님의 말은 꽤 도움이 되었다.
“여러분들이 지금 배우는 이 과목도 다음학기면 분명 거의 다 까먹을겁니다.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. 지금은 책갈피를 만드는 과정입니다. 시간이 지나서 이 과목에서 배운 내용이 필요할 때쯤 책갈피를 찾아 책을 펴듯이 강의 내용을 찾아보면 금세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거에요. 그러니 너무 큰 걱정 마시고 열심히 책갈피를 만들어두면 됩니다.”
내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‘책갈피론’이었다. 지식의 휘발성에 대한 허무함을 잠시 제쳐두고 현재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. 심지어 이 말을 한 교수님은 해외 유명 대학에서 빠르게 박사를 마치시고 젊은 나이에 임용되신 분이었으니 조금 더 안심이었다.
하지만 교수님의 책갈피론은 아마 시간이 지나 머리 속에서 책갈피가 닳아 없어지는 경우까지는 고려하지 않으셨나보다. (아니면 교수님의 책갈피는 영원히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일 수도..)
예상치 못하게 내 공부가 길어지고 있다보니 과거에 만들어진 책갈피가 희미해져 간다. 이에 더해 학부, 대학원, 편입 후 학부 모두 공부한 내용이 다르다보니 책갈피가 뒤죽박죽 섞였고 휘발성은 더 커지고 있다. 모든 지식 하나하나가 고생하면서 얻어낸 것들이기에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쉬움,,아니 억울함에 이르렀다.
이쯤되니 결론은, ‘책갈피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’으로 정해졌다. 그리고 이를 위한 시작이 블로그이다.
이 블로그에서는 앞으로 과거 책갈피 복원 작업과 새로운 책갈피 만드는 작업이 주를 이룰 것이다.
차차 컨텐츠 구체화를 할테지만 우선은 석사 때 전공한 딥러닝과 편입 후 전공한 의학, 그리고 이 둘을 합친 헬스케어에 대한 포스팅 위주로 진행될 것이다.
앞으로 꾸준히히 끌고 갈 수 있길 바라며,,,첫 글은 여기까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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